'금쪽상담소' 홍석천 "커밍아웃 후 극단적 선택 생각…SNS 고민상담→불면증"
'금쪽상담소' 홍석천 "커밍아웃 후 극단적 선택 생각…SNS 고민상담→불면증"
  • 승인 2021.11.2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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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캡처
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캡처

방송인 홍석천이 멈출 수 없는 상담의 굴레에 힘겨워했다. 

26일에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방송인 홍석천이 게스트로 등장해 상담과 관련한 고민을 털어놨다. 

홍석천은 "한때는 이태원의 황태자 탑게이라는 별명을 가진 홍석천이다"며 "김준수씨 편을 보고 많이 울었다. 김준수 씨는 내가 친하게 지내고 싶은 동생"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요즘 고민이 많다. 홍석천은 가볍고 밝다고 생각하지만 혼자 있으면 진지하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나는 벌써 눈치를 챘다"고 말했다.

박나래는 본격적인 상담 전 진행한 멘탈테스트에 대해 "평소 친구와의 관계를 알아보는 테스트였다. 닭가슴살은 배려심이 넘치는 성격이고 다른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기 어려워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홍석천은 "최근에 불면증이 심해졌다. 20여년 전에 커밍아웃을 하고 나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까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눈다. 너무 피곤하고 괴롭다"며 "친구들끼리 내기를 하는 사람도 있더라. '친구한테 답장을 해주면서 왜 나한테는 안 해주냐' 이런 얘길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많을 땐 하루에 백 개 이상 온다. 꾸준하게 30~40개 정도는 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나래는 "상담의 스펙트럼이 넓다. 연애 뿐만 아니라 일, 사업도 상담해준다"고 말했다.

홍석천은 "커밍아웃하고 혼자 고민하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다. 주변을 보니까 어린 친구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밤에 문자가 왔는데 10분 안에 답장이 안 오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다고 하더라. 내가 7분 정도에 답장을 보냈다. 그 친구가 성 정체성 때문에 왕따를 당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잘 살아보겠다고 했다. 그 이후로 상담을 해서 20여년 정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순한 상담이 아닌 금전적 요구였다. 홍석천은 "자꾸 돈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건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형돈은 "메시지창을 닫으면 되지 않나"라고 물었다. 홍석천은 "몇몇을 살렸던 경험이 있으니까 그것도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홍석천 씨가 상담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냐"라고 물었다. 홍석천은 잠시 고민하더니 "도움이 안 될 수도 있겠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잘못된 상담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가끔, 내가 왜 이 조언을 이 사람에게 하지? 싶을 때가 있다. 정확한 상황을 잘 모르니까, '나라면 ~할 것 같다'라고 한다. 세심한데 소심하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올바른 상담의 목적은 그 사람의, 내면의 힘을 키워주는 거다. 도와주거나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다. 계속 도와준다고 말하는데 그건 자선 사업이다. 상담은 그 사람 내면의 힘을 키워주는 과정이다"며 "잠깐은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정말 도움이 되는 지는 잘 판단해봐야한다. 모르는 불특정한 사람에게 함부로 상담하면 안 된다. 그 상담은 위험도가 굉장히 높다. 그리고 객관적이고 중립의 위치를 정해야한다. 체계와 시간을 정해야한다. 또 상담 과정 중에는 개인적인 연락을 하지 않는다. 불안하다고 다 연락을 받아주면 내면의 힘이 안 생긴다"고 조언했다.

홍석천은 "답변이 늦거나 짧다고 서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제 더이상 희망이 없다. 안녕히 계세요'라고 하면 그 다음 답이 없으니까 불안해진다. 이상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오은영 박사는 "아주 문제가 심각하다. 마음이 따뜻하다는 건 잘 알겠다"며 "상대방의 인생을 모르지 않나. 떠맡아야 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상담을 멈출 것을 제안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