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폭력성향 어디까지?...양아들 살해 80대 치매 父 '실형'
치매 환자 폭력성향 어디까지?...양아들 살해 80대 치매 父 '실형'
  • 승인 2021.10.1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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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상징

 

젖먹이 때부터 친자로 입적시켜 40년간 함께 살아온 양아들을 살해한 80대 치매 노인에게 징역형의 실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이상오 부장판사)는 10일 자신의 양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으로 기소된 A씨(81)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고 치료감호와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했다고 밝혔다.

뉴스1에 따르면 치매를 앓고 있는 A씨는 지난 4월 낮 동안 자신을 노인돌봄센터에 머물게 하는 등 외출을 못하게 제한한 것에 불만을 품고 잠 자던 아들(41)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범행을 목격하고 신고하려는 아내(73)를 마구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상해)도 받았다.

A씨는 범행 전날 오후에도 노인돌봄센터에서 귀가를 거부하다가 아들이 억지로 끌고 귀가하게 되자 아내와 아들에게 분노를 표시하기도 했다. A씨는 외출 제한에 대해 불만을 자주 표출하며 노인돌봄센터 상담직원에게 "아들을 죽이고 집을 나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치매 증상이 더욱 악화된 A씨는 피해자를 향해 "내 아들이 아니다"며 아들임을 부정하고 아내를 심하게 폭행하는 등 폭력적인 성향이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 1980년 젖먹이었던 아들을 데려와 친자로 출생신고한 뒤 함께 살아왔다.

A씨 측 변호사는 재판에서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기억은 못하지만 ‘만약 내가 그런 짓을 했다면 죽어야지’라고 했으며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범행이 패륜적이어서 엄한 처벌이 필요하지만 고령인 데다가 치매를 비롯한 여러 질병을 앓아 장기간 수감생활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뉴스인사이드 정용인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