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타운' 이혜정 "딸이 '밥만 하다가 평생 보낼 거냐'며 신청→43년만 첫 해방"
'해방타운' 이혜정 "딸이 '밥만 하다가 평생 보낼 거냐'며 신청→43년만 첫 해방"
  • 승인 2021.09.25 0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JTBC '내가 나로 돌아가는 곳-해방타운' 방송캡처
사진= JTBC '내가 나로 돌아가는 곳-해방타운' 방송캡처

요리연구가 이혜정이 결혼 43년만에 처음으로 해방됐다.

24일 방송된 JTBC '내가 나로 돌아가는 곳-해방타운'에서는 이혜정의 역사적인 해방라이프가 그려졌다.

이날 이혜정은 "딸이 '해방타운' 입주 신청을 해줬다"며 "딸이 '밥만 하다가 평생 다 보낼 거냐', '허재 감독님도 혼자 산다'고 말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남편은 그냥 굶었더라. 다 해둬도 안 먹는다. 냉장고 옆, 세탁기 옆, 밥솥 옆에는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한동안 헛꿈을 꿨다. 허재 감독님 정도는 할 줄 알았는데 (남편은) 아무것도 안 하고 소파에만 앉아서 이틀을 보냈다"고 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혜정은 "60이 넘은 지금 혼자 나를 위해 나간 게 처음이다"며 "늘 집이라는 건 누군가 함께 있고 밥과 청소를 해야 했다. 난 붙박이 고정 식구였다; 화가 나도 집은 돌아가야 했다. 43년만에 처음으로 해방됐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살제 그는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가족을 위해 밥을 지으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겉절이를 좋아하는 남편과 시댁 식구를 위해 식사 때마다 겉절이를 해야 했다고.

이혜정은 "가족이 된 이상 저의 의무였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제가 해야할 첫 번째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43년째 남편 밥을 챙기기 위해 출장을 가더라도 집으로 꼭 돌아가야 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혜정은 해방타운에 입주하기 전 남편이 먹을 밥을 매 끼니 양만큼 소분해 정리했다. 간식까지 철저하게 준비하며 챙겨먹도록 당부했다. 그런 이혜정의 모습에 백지영은 "해방하기 위해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해방타운의 여성 입주자들은 "우리 해방은 해방도 아니었다"고 이혜정의 해방을 응원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이혜정은 남다른 스케일의 짐을 들고 멋진 복장으로 해방타운에 입주했다.

이혜정은 집안 곳곳을 누비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누구보다 많은 옷을 준비한 그는 "늘 양념 냄새가 날까봐 걱정한 시간이 많았다"며 마음껏 꾸미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본격적으로 해방라이프가 시가됐다. 그는 과자를 먹으며 TV를 시청했다. 허기를 느끼자 "주문해서 먹어보자. 나도"라며 요리 파업을 선언했다. 평소 요리연구가로서 민망한 마음에 시키지 못했던 배달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다고.

배달 주문 앱에 능숙하지 못해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딸에게 도움을 요청해 반복한 끝에 배송지를 바꾸고 주소를 입력해 등심 탕수육과 짜장면을 시키는 데 성공했다.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따라부르며 눈시울을 붉혔던 그는 배달온 음식에 즐거워하며 몸을 들썩이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두 번째 해방라이프는 단골 위스키바였다. 위스키를 좋아해 공부를 시작했다는 이혜정은 설익은 물김치와 싱글몰트 위스키의 조합을 추천하며 "술만큼은 남편보다 해박하다. 술은 저에게 자신감이다"고 표현해 감탄을 자아냈다.

이후 이혜정은 고급 레스토랑에 방문해 배우 김영옥과 만났다. 연극을 통해 인연을 맺은 이들은 김영옥에게 연기 도움을 받으면서 더욱 친해졌다. 임영웅 팬이라는 공통분모도 있었다. 

처음에는 임영웅으로 대동단결한 이들은 자연스럽게 결혼, 남편, 자녀 이야기로 서로의 마음에 공감하며 위로의 시간을 가졌다.

이혜정은 아들에게 자신의 당뇨 소식을 전하자 "엄마 못 보살펴 드린다. 제 가정이 있어서 마음을 다할 수 없다"는 단호한 말을 들어 서운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아들의 말에 당뇨 치료를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해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