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김연경 "국대 마지막 16년간 기억 필름처럼 지나가…인터뷰서 첫 눈물"
'라스' 김연경 "국대 마지막 16년간 기억 필름처럼 지나가…인터뷰서 첫 눈물"
  • 승인 2021.09.2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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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캡처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캡처

배구선수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박정아, 표승주, 정지윤이 '라디오스타'에 출격했다.

22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오케이 공자매' 특집으로 꾸며져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의 주인공들이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이들은 2020 도쿄올림픽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한일전을 꼽았다. 양효진은 "국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한일전이 황금시간대에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졌다가는 한국 못 들어간다고 생각했다"며 한일전의 중압감을 고털어놨다. 김연경도 "졌다가 수영해서 돌아간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결정적인 순간 공격 성공률이 높아지며 '클러치 박'으로 불렸던 박정아는 한일전 경기의 쐐기를 박으며 크게 활약했다. 김연경 수비, 박정아 공격 상황에 김수지는 "박정아가 무조건 처리할 줄 알았다"고 믿음을 보였다.

박정아는 "마지막 순간에 정신이 없어 점수를 제대로 못 봤다. '나한테 공 올텐데 어디 때리지?'라는 생각뿐이었다"며 "주변을 볼 정신이 없었다, 한국에 다시 와서 영상으로 보는데 감동적인 노래와 언니들의 표정을 보니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2020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이 마지막 한일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김수지는 "중압감이 엄청 나니까 이제는 그 타이틀을 내려놔도 되니까 마음이 홀가분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연경도 "16년 동안 한일전을 했다. 일본이 3번 세대교체를 했는데 저는 계속 있었다"며 말했다. 양효진은 "이겼을 때는 좋았는데 일본팀 최고참 에리카 선수를 보니까 우리의 모습이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냥 좋아할 수 없었다"고 동변상련의 심정을 전했다.

처음으로 올림픽에 함께한 막내 정지윤은 김연경의 '해보자! 후회 없이' 명언에 대한 비화를 밝혔다. 김연경은 "이슈가 될지 1도 몰랐다"며 쑥스러워했다. 당시 김연경의 응원을 코트밖에서 지켜봤던 정지윤은 "마음이 웅장해지고, 올림픽에 왔다는 생각에 집중해서 책임감을 느끼고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교체돼 코트에 들어갔는데 김연경의 응원 이후 달라진 팀 분위기를 느꼈다. 아마 모두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김연경을 향해 "짱이에요"라고 귀엽게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표승주는 위협적인 분위기였던 터키의 카라쿠르트와의 경기를 회상했다. 표승주는 터기전 교체 투입 후 중요한 상황에서 2점을 연달아 실점하며 크게 위축됐고, 과감하게 경기를 하지 못해 김연경에게 호통을 들었다고. 표승주는 자책하는 자신에게 "만회해"라는 김연경의 말이 당시 힘이 됐다고 전하며 "이기고 나서 나중에 안아주고 고생했다. 수고했다고 해줬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국가대표 은퇴 경기가 된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 후 텅 빈 코트를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은 바 있다. 그는 "지금까지 대표팀으로 뛴 시간이 필름처럼 스쳐 갔다. 모든 게 끝이구나 싶었다"며 선수 생활 최초로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 "절대 안 우는데 기자분들도 놀라더라. 내가 우니까 같이 오열을 하셨다"고 했다.

김연경과 함께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김수지, 양효진의 속마음도 털어놨다. 김수지는 "경기 준비할 때는 여느 경기와 같았다. 경기 중에는 한 점, 한 점이 아까웠다. 이제 없을 점수니까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고 했다.

양효진은 "경기 전 애국가 부르려는데 '이게 마지막이구나' 생각이 들더라. 이상했다"며 "끝날 때쯤 연경 언니가 다그칠만한 상황인데 그냥 평온한 표정으로 있더라. 거기서 직감을 했다. '이 점수를 끝으로 국가대표가 끝나겠구나'라고 받아들였던 거 같다"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