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2'에서는 1995년 발생한 삼풍백회점 붕괴 사건을 다뤘다.

삼풍백화점은 1989년 12월 서초동 미군기지 땅에 지어진 5층 백화점으로 매장 규모 전국 2위에 해당하는 초대형 백화점이었다.

하지만 오픈 5년만인 1995년 6월29일 붕괴하면서 502명의 사망자와 93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삼풍백화점의 소유주인 이준 회장은 사고 당시 "백화점이 무너진다는 것은 손님들에게도 피해가 가지만 우리 회사의 재산도 망가지는 거야"라며 손님의 생명과 자신의 재산 손실을 같은 가치로 여기는 발언을 해 분노를 자아냈다.

이준 회장은 중앙정보부 창단멤버 출신으로 자신의 인맥과 정보를 총동원해 삼풍건설을 초고속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삼풍백화점은 80센티 기둥을 60센티로 줄이고 기둥 철근을 16개에서 8개로 줄이는 것도 모자라 천장과 기둥을 연결하는 지판의 두께조차 줄이는 등 부실공사가 역력했다. 

가장 심각한 곳은 5층 식당가였다. 돈을 위해 롤러스케이트장 설계에서 식당가로 변경해 봉고차 1200대에 해당하는 2415톤의 무게가 이 곳 5층에 추가되었다. 

이 때문에 1층부터 5층까지에서는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옥상에 있던 137톤의 냉각탑을 크레인을 이용하지 않고 롤러로 이동해 건물에 치명적인 균열을 일으켰다.

이는 모두 시의 허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는데 이준 회장은 말단 공무원부터 구청장에 이르기까지 뇌물을 줘 단 며칠 만에 모든 것을 가능케 했다.

백화점은 오픈 직후부터 문전성시를 이뤄 3년 만에 937억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많은 손님들이 방문했다. 백화점 측은 오픈한 뒤에도 바닥에 대리석을 깔고 벽을 허물어 매장을 늘리고, 지하 주차장을 확대하는 등 불법 인테리어를 진행했다.

붕괴 10일 전부터 백화점은 식당이 흔들리고 물벼락이 떨어지고 식당 천장에 구멍이 나는 등 붕괴 징조를 보였고 붕괴 하루 전에는 식당가 바닥에 거대 싱크홀이 발생하고 옥상에는 붕괴 징조를 알리는 펀칭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입조심하라"며 직원들을 단속했으며 이준 회장과 경영진은 모든 영업이 끝난 뒤 밤부터 보수공사를 하기로 했다. 하루 매출 5억원을 손해볼 수 없었기 때문.

하지만 삼풍백화점은 오후 5시 57분 5층 식당을 시작으로 단 10초 만에 붕괴됐다. 당시 경영진은 무너지지 않은 B동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준 회장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7년 6개월, 이한상 사장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며 뇌물을 받았던 공무원 30여명도 처벌을 받았다.

당초 서울시는 붕괴 자리에 위령탑을 세울 것을 약속했지만 2년 만에 땅을 팔았다. "땅을 팔아 유가족에 피해금을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현재 위령탑은 멀리 떨어진 양재 시민의 숲 가장 안 쪽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실제 위령탑을 세우려던 그 자리에는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 피해자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뉴스인사이드 박유진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