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염수 방출 결정에 삼중수소 비상..소금도 오염?
일본 오염수 방출 결정에 삼중수소 비상..소금도 오염?
  • 승인 2021.04.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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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뉴스/사진=KBS방송 캡쳐

 

일본 정부가 결국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하면서 국제 사회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가 자체 개발한 방법으로 방사능 물질을 안전하게 다 제거한 뒤 바다로 방출한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 비율은 전체 30%에 불과하며 일본 정부는 나머지 오염수에 대해 2차례 정화 처리를 거치고 여기에 400~500배에 이르는 바닷물을 섞어서 방사성 물질 농도를 낮춘 상태로 2년 후부터 20∼30년에 걸쳐 방류할 계획이다.

문제는 정화 처리를 거쳐도 '삼중수소'와 같은 방사성 물질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소와 달리 불안정한 성질을 지니는 삼중수소는 붕괴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한다. 이 삼중수소가 체내에 들어오면, 체내 정상적인 수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한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가 변형되거나 세포가 죽을 수도 있고  생식기능 저하 등 인체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게 문제다.

12여년의 반감기를 거치면 원자 수가 원래의 반으로 줄어들게 되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데는 최소한 수십 년이 걸린다.

하지만 문제는 삼중수소가 바다에 버려지면 바닷물과 섞이면서 화학적으로 걸러내기가 쉽지 않게 되기에 삼중수소가 고스란히 동식물에 농축되고 먹이사슬을 따라 결국 사람에게도 피해를 준다. 

일체의 수산물을 먹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소금은 누구나 섭취하기에 이는 전국민, 아니 전세계인들의 문제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에 깨끗한 물을 섞어서 삼중수소 농도를 떨어뜨리면 문제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환경 단체들은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오염수를 희석하더라도 버려지는 방사성 물질 총량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

오염수 안에 있는 세슘과 스트론튬 등 약 60여 종의 방사성 물질도 안심할 순 없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 알프스(ALPS)라는 장비를 활용해 오염수를 처리하고 있는데 정화된 오염수에 삼중수소가 남는 건 물론이고 세슘이나 스트론튬과 같은 다른 방사성 물질 역시 완전하게 제거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도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특히 환경단체의 반대가 거세지만 일본 정부가 방출을 강행하는데는 경제적 이유와 세계최강대국 미국이 자국의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일본의 편을 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제1 원전에는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하루 평균 140톤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며 오염수를 다 정화하는 데 수백조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등 경제적으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결국, 일본이 매일 발생하는 오염수를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용이 적게 드는 해양 방류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의 오염수 배출 기준을 놓고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하면서 사실상 일본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고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고 명칭을 바꾸라고 조언한 것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 역시 일본의 오염수의 영향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해류를 타고 오염수가 전세계 바다를 오염시킬 것이고 농축되어 결국 전세계인들의 소금과 수산물에 방사능이 도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선 우리나라와 중국을 포함해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국가들은 물론 국제사회의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인사이드 박유진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