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이야기Y' '뿌리' 베낀 손창현 "표절 인정…글 도용=내 능력이다 싶어"
'궁금한이야기Y' '뿌리' 베낀 손창현 "표절 인정…글 도용=내 능력이다 싶어"
  • 승인 2021.01.22 2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방송캡처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방송캡처

김수진(가명)의 소설 '뿌리'를 도용해 각종 문학상을 휩쓴 손창현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22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한국판 ‘캐치 미 이프 유 캔’, 남의 것을 훔쳐 살아온 한 남자의 거짓된 삶을 파헤쳤다.

손창현은 첫 단편소설 '꿈'을 내놓고 각종 문학상에 당선됐다. 그러나 이 작품은 김수진의 '뿌리'라는 소설과 제목을 제외하고 모든 게 닮아있었다. 

그의 거짓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손창현은 1980년생으로 올해 42세었지만 자신의 나이를 49세라고 속이고 시니어 공모전에 참가했다. SNS에 명문대학으 졸업한 공균 장교 출신이라고 자랑하는가 하면 한 항공사 조종사로 근무중이라고도 했다. 심지어 지난해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있던 트럭기사를 구해 의인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작진이 취재한 결과 손창현이 밝힌 이력은 거의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가 스무 건이 넘는 공모전에서 수상한 상들 중 본인의 창작물이 아니라 그가 무단 도용한 타인의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소설 도난 사건에 대해 오히려 자신이 변호사라며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얘기했다.

제작진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손창현의 부모를 찾아갔다. 손 씨의 부모는 "이런 말을 듣는 게 처음인데 뭐 큰 사건이었어요?"라며 놀라워했다. 손창현의 표절 사건을 알게 된 그의 모친은 "불명예제대 후 정신병원에 한 몇 달 있었다"며 "매일 술 먹고 폭력을 썼다"고 말했다.

이후 제작진을 만난 손창현은 "제 잘못이 맞아 법적 책임을 다 하려고 한다"며 순순히 표절을 인정했다. 하지만 "너무 심하게 말한 것들이 있더라.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한 것 뿐이다"고 변호사 행세를 하며 법적대응을 한다고 입장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소설을 훔친 건 맞지만 주인이 있는 줄 몰랐다는 남자. 그는 "나도 추측한 건데 누군가 퍼간 글을 본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당선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설 도용에 대해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 문학 표절이 이렇게 큰 건지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 다녀와서 이력서, 원서를 냈는데 다 떨어졌다. 내가 쓸모 없는 인생을 살았구나 싶었다. 다양한 분야 공모전이 올라왔는데 능력은 없는데 욕심은 났다. 글 도용하는 리포트 사이트 그런 곳에서 상을 받고 나니 그게 나인 것 같았다. 표절이 아니라 그게 내 능력이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