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박원순 성추행 첫 인정 "외설적인 문자로 피해자에 정신적 고통"
법원, 박원순 성추행 첫 인정 "외설적인 문자로 피해자에 정신적 고통"
  • 승인 2021.01.1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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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캡처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캡처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은 사실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14일 동료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서울시장 비서실 전 직원 A 씨의 준강간치상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 씨는 총선 하루 전인 지난해 4월 14일 만취해 의식이 없는 피해자 B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는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인물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항거불능의 피해자를 간음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입혔다. 직장 동료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고, 모두 서울시 공무원으로 언론에 보도돼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 측이 변론과정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B 씨가 받은 외상 후 스트레스(PTSD)가 자신 때문이 아닌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박 전 시장에 대해 제출된 B 씨의 병원기록, 일기, 문자메시지 등을 살펴본 뒤 이같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피해자는 지난해 5월 2일 병원에 내원해 치료를 받기 시작한 뒤 같은 달 15일부터 전 상사인 박원순의 성추행 사실을 진술하기 시작했다"며 "(상담내역 내) 주요내용으로는 박원순 밑에서 근무한 지 1년반 이후부터 박원순으로부터 외설적인 문자, 속옷 사진 등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원순은 피해자에게 '남자에 대해 모른다', '남자를 알아야 시집갈 수 있다', '성관계를 알려주겠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이에 대한 여러 진술을 비춰보면 피해자가 박원순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박원순 성추행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하나 이 같은 사정이 피해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에 직접 원인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의 범행이 직접 원인으로 보는 게 상당하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선고를 마친 뒤 B씨 측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가 입은 피해에 대해 재판부가 일정 부분 판단을 해주셔서 피해자에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박 전 시장 성추행 피소건은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고, 이 사건 실체가 간접적으로나마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조 의혹은 경찰이 5개월간 수사했지만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