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사랑' 박준형 "리어카 장사·새벽 주유알바→개그맨 후에도 매일이 전쟁"
'TV 사랑' 박준형 "리어카 장사·새벽 주유알바→개그맨 후에도 매일이 전쟁"
  • 승인 2020.12.2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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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캡처
사진=KBS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캡처

개그맨 박준형이 리어카 길보드 테이프 장사를 함께 한 인생의 짝꿍 김영덕 씨와 재회했다. 

23일 방송된 KBS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박준형이 출연해 자신의 인생의 첫 짝꿍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준형은 "어느덧 24년차 개그맨, 갈갈이"라며 자신을 소개하고는 학창시절 힘들었던 가정사를 털어놨다. 그는 "아버지가 어린 시절부터 택시를 하셨는데 내가 13살쯤 당뇨병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어머니 혼자 생계를 꾸리기 힘들어 개그맨이 되기 전 아르바이트 많이 했다. 20대 초반에는 리어카로 길보드 차트 테이프도 팔았다. 리어카로 함께 장사를 했던 한 살 많은 김영덕 형을 찾고 싶다"고 의뢰했다.

박준형은 치열했던 학창시절을 털어놨다. 그는 "학창시절 학교가 끝나면 리어카 테이프를 팔았다. 새벽에는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수입은 전부 어머니한테 100% 다 드렸다, 아픈 아버지 대신 생계를 책임진 어머니는 전기장판 등 방문판매도 하셨다, 고생한 부모님을 보며 철이 일찍 들었다"고 말했다.

박준형은 방 두 칸 짜리 집에서 살았다고 했다. 부모님이 한 방, 누나 둘이 한 방을 쓰면 정작 그는 주방에서 여름에 지내거나 겨울에 부모님 방을 같이 썼다. 그는 "연립주택이었기 때문에 창고 같은 지하실을 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며 "지하창고방에 비가 많이오면 물바다가 되기 일쑤였다. 다 퍼내야했다. 불편하지만 아늑하기에 감수할 수 있었다"고 유쾌하게 대답했다. 

박준형은 힘들었던 학창시절 사춘기 한 번 없이 훌륭하게 자라났다. 그는 "학창시절 비가 올 때 부모님들이 우산 가지고 오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씩씩하게 비를 맞고 걸었다"며 "불평불만 그런 게 별로 없었다, 자식들 위해 열심히 일했던 부모님이니까 나라도 걱정될 만한 짓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아버지가 도와주셨기에 무명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다, 택시를 운전하면서 좋아하는 모나카 과자를 매일 사오셨다. 특히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 처음에 정말 내 얘기 같아서 많이 울었다"며 "밤새 일하고 오면 엄마가 마음 아파할까봐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들어갔다,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려 애썼다. 속상할 틈도 없이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고 말해 주위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리어카 장사를 2년만에 정리한 뒤 6개월이 지나 KBS 공채 개그맨에 합격한 박준형은 "입원한 아버지 병원비만 330만원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하루 일당 18만원인 리포터 활동도 했다. 하루하루가 매일 일하러 나가던 전쟁터였다. 20대를 정말 치열하게 살다보니 영덕이 형과 멀어진 것 같다, 만나면 꼭 고맙다고 얘기하고 안아주고 싶다. 만나지 못한 20년 세월을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박준형의 모교로 향했다. 모범생이었던 학창시절 기록부에 이어 어린시절 훈훈한 외모까지 공개됐다. 김원희는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냐"고 했고, 박준형은 "미안합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냇다.

수소문 끝에 김영덕 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찾았다. 관리소장의 방송을 통해 김영덕 씨의 부모님을 만나게 됐다. 김영덕의 부모는 "2005년 박준형 결혼식 때 초대했는데 못 갔다고 해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고, 그 소식을 끝으로 박준형은 마지막 장소로 이동했다. 

만남의 장소에 도착한 박준형은 애타게 "영덕이 형"이라며 이름을 불렀다. 이어 그는 "고맙다 불러줘서"라며 포옹했다. 20년만의 재회한 두 사람이었다. 

박준형은 "내 짝꿍 여기 있다"며 "여기 나오기 잘 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영덕 씨는 당시 결혼식 참석 못 한 이유를 묻자 "막상 가려니 하객들이 대부분 연예인이더라. 혼자 가려니 부담스러웠고 고심 끝에 못 갔다"고 털어놨다.  

20년 만에 만남이 성사된 것에 대해 두 사람은 "못 본 세월만큼 더 자주 보고 싶다. 어렵게 다시 만났으니까 편한 친구가 됐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