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극찬한 '미나리' 정이삭 감독 "부모님을 다른 방식으로 보게 돼"
봉준호 감독 극찬한 '미나리' 정이삭 감독 "부모님을 다른 방식으로 보게 돼"
  • 승인 2020.12.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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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미나리' 스틸
사진=영화 '미나리' 스틸

봉준호 감독이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를 극찬했다.

'2021 오스카' 유력 후보작으로 예측되는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은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가 개최한 FYC(For Your Consideration) 페스티벌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봉준호 감독과 온라인 화상 대담을 진행했다.

오스카 레이스의 신호탄인 보스턴 비평가협회상에서 2관왕, 인디애나 기자협회상에서 10개 부문의 후보에 오른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 '기생충'으로 오스카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이 나눈 온라인 화상 대담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봉준호 감독은 '미나리'에 대해 "두 번이나 거듭 관람하고 감탄했다"며 자전적인 영화로 알려진 이 영화를 정이삭 감독의 가족도 관람했는지를 묻는 질문으로 대담을 시작했다.

정이삭 감독은 "작년 11월 추수감사절에 영화를 보여드렸고 혹시나 추수감사절 식사를 망치는 건 아닐까 너무 두려웠다"며 "솔직히 영화 프리미어 때보다 더 무서웠지만 가족 모두 영화를 좋아해줬고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대답했다.

봉준호 감독은 "자기 자신에 대한 스토리나 실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찍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며 "'미나리'의 장점은 자전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노스탤지어에 젖어있지 않는다. 다양한 캐릭터에 시점이 분산되어 있고 보이스오버나 내레이션이 나오지도 않으며 그 거리감이 영화를 더욱 아름답고 보편적으로 만든 것 같다”라는 칭찬했다.

두 사람은 40분간 이어진 대담에서 '미나리'를 함께 분석하며 장면별 연출법, 시나리오 과정, 촬영 로케이션, 배우들과의 상호작용 등 전문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영화감독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하고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함께 나누며 얘기했다.

특히 이번 ‘미나리’의 주연이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도 출연했던 배우 스티븐 연에 대해서는 두 감독 모두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있는, 사랑하게 싶게 만드는 면이 있는 배우”라는 점에서 생각을 함께 했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에서 거짓말을 하는 역할이지만 묘한 귀여움을 있던 스티븐 연이 ‘미나리’에서는 다른 레벨의, 한 차원 높은 연기를 선보인다. 스티븐 연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다"고 평했다.

대담 후반부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를 통해 부모님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부모님 역시 ‘미나리’를 보면서 아들인 제가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지 알게 됐다"며 "부모님이 감독에게 '네가 우리를 이해하는구나. 우리를 제대로 봤어'라고 전한 소감이 큰 감동이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대담을 마무리 지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해외 언론과 평론가들로부터 "'기생충'을 이을 오스카에서 주목할 작품', '국경을 초월한 최고의 영화', '사랑스럽고 특별한 작품 등의 호평을 받았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