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사랑' 배일집 "父 사업실패·두 집 살림…힘들 때 도와준 친구 찾고파"
'TV 사랑' 배일집 "父 사업실패·두 집 살림…힘들 때 도와준 친구 찾고파"
  • 승인 2020.11.2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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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캡처
사진=KBS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캡처

국민 코미디언 배일집이 40년만에 친구 길영대 씨를 만났다.

25일 방송된 KBS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배일집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친구를 찾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배일집은 길영대 씨에 대해 "6년간 우리집에서 전세를 줬던 친구"라며 "청계천에서 실 사업을 했던 친구였다. 내가 1975년도에 결혼을 했는데 그때 친구가 빌려준 100만 원으로 전셋집과 패물을 맞춰 결혼했다. 그 돈이 아마 지금 가치로 1억 원쯤 될 것"이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날 배일집은 자신의 가정사도 털어놨다. 고등학교 때까지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으나 사업의 실패로 급격하게 가세가 기울었다고. 게다가 그는 생일에 아버지가 두 집 살림을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배일집은 "아버지가 그때부터 작은댁으로 나가셨다"며 "아버지가 생일이라고 생태를 사오셨다. 그때 그 여자가 애기를 안고 오셨다. 그때 처음 봤는데 저 분 때문에 우리 어머니가 속상하구나라는 걸 알았다"고 털어놨다.

배일집은 어린 시절 살았던 집으로 가봤다. 이미 집터는 사라진 지 오래였지만 그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우리 7남매, 그리고 내가 여기 안방에서 태어났다. 그 골목길이 좁았는데 뛰어놀았다. 나무로 된 전봇대에서 술래잡기도 했다. 너무 애잔하다. 서글퍼진다"고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배일집은 이어 "어머니가 7남매를 키우시느라 고생하셨다. 어느날 어머니가 큰 자갈로 빨랫돌을 비비더라. 중앙시장에 싸전들이 있다. 가마니에 쌀을 넣어서 팔았는데 가마니가 터져 떨어진 쌀을 흙과 함께 쓸어서 모아놨다. 그걸 가져와서 물로 씻고 계신 거였다. 그 밥도 먹어봤다. 밥을 하면 시커멓다"고 어려웠던 가정형편을 털어놨다.

배일집의 사정을 유일하게 알았던 이가 길영대 씨였다. 그는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이럴수록 더 열심히 해서 성공하자"고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길영대 씨가 운영하던 청계천 털실 가게를 찾아간 서태훈은 집주소를 알아냈다. 서태훈이 찾아간 집엔 길영대 씨의 아들이 있었다. 아들은 "아버지가 배일집과 친분이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만나고 싶다고는 하셨는데"라고 말했다. 

배일집은 길영대 씨를 만나기 위해 추억의 장소 청계천으로 향했다. 열심히 친구를 불렀지만 길영대 씨는 안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한참 뒤에 모습을 드러낸 친구와 해후했다. 길영대 씨는 "젊은 시절을 생각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