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사랑을 싣고' 박혜경 "가수 꿈 위해 15세에 상경…친척집→독서실 생활"
'TV는 사랑을 싣고' 박혜경 "가수 꿈 위해 15세에 상경…친척집→독서실 생활"
  • 승인 2020.11.1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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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혜경이 18일 방송된 KBS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힘겹게 가수의 꿈을 이룬 뒤 자신의 1호 팬이 된 김영우 씨를 찾았다/사진=KBS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캡처
가수 박혜경이 18일 방송된 KBS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힘겹게 가수의 꿈을 이룬 뒤 자신의 1호 팬이 된 김영우 씨를 찾았다/사진=KBS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캡처

가수 박혜경이 자신의 1호 팬 김영우 씨와 만났다.

18일 방송된 KBS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박혜경이 1호팬 김영우 씨를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혜경은 김영우 씨에 대해 "정말 미안한 마음 드는 친구다. 시골에서 상경해 가수의 꿈을 이뤘을 때 나한테 가장 힘이 되고 의지가 된 나의 첫 팬 영우를 찾고 싶다"며 "열다섯살 때 깡촌에서 가수가 되겠다고 올라와서 엄청난 노력 끝에 드디어 가수가 됐는데 나보다 더 어른처럼 나를 보살펴줬다. 내가 20살이었고 그 친구는 10대 학생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가수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박혜경의 어릴적 이야기도 공개됐다. 그는 "가수를 못하게 될 뻔한 위기가 있었다. 말을 못하니까 더이상 가수를 못한다고 생각했다. 2013년에 성대의 3분의 2를 제거했다. 땅 위를 걷는데 '걷고 있는건가?' 싶었고, 사람들의 말도 뿌옇게 들리고 화도 났었다. 다 일부러 잊어버렸다. 저만 보면 왜 노래 안하냐고 하는데 그때는 그마저도 아픔으로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박혜경은 전라북도 진안군에서 태어나 15살 때 가수의 꿈을 안고 홀로 상경했다. 그는 "10살쯤 돌아가신 아빠의 기억이 많이 없다. 돌아가시기 전에 많이 아프셔서 그 모습이 많이 기억난다"며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려주셨고 아버지가 노래를 가르쳐주셨다. 잡지에 가수 모집이라는 글을 보고 15살에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이제부터 내 꿈이 실현된다'는 생각으로 신났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서울에서 살아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는 "친척집에 살다가 독서실에서 지냈다. 독서실에서 잠을 자던 언니들을 보고 친구와 독서실에서 살았다"며 "독서실은 나한테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나의 집 같은 곳이었다. 엄마가 안타까워서 여러 다리 건너 아는 집을 소개해준 적도 있었다. 힘들었겠다고 하는데 그 과정이 내 꿈을 이루는 여행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된 가수 박혜경에게 김영우 씨는 기꺼이 1호 팬이 돼줬다. 박혜경은 "내가 부족한 부분을 받쳐주는 동생이었다. 공연을 하면 영우가 주축이 돼서 팬들과 함께 스태프 역할을 다 해줬다. 게스트들 오는 것도 안내해주고 늘 찾아서 해줬다. 팬클럽 이름을 지어달라해서 제가 '라벤더'라고 지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어 "가수 꿈을 이루고 난 뒤에는 정말 눈만 뜨면 노래를 했다. 프로가 된 다음엔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들었던 것 같다. 몸무게가 38kg까지 빠졌었다. 영우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내가 힘든 걸 알고 항상 안쓰러워해줬다. 영우를 생각하면 기특하고 고맙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TV는 사랑을 싣고' 추적단은 박혜경 팬카페에서 영우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번호는 이미 없는 번호였고, 다른 회원들을 통해 영우의 근황을 알아낼 수 있었다.

한 카페 루프탑에 도착한 박혜경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현수막을 보고 미소지으며 영우의 이름을 외쳤다. 안온 것이 아닐까 불안함도 잠시, 꽃을 들고 영우가 도착했고 박혜경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김영우 씨는 "딸 셋 낳고 육아하면서 살고 있다. 2010년 결혼식 이후로 못봤으니까 10년만인 것 같다. 당시에 힘든 일이 생겼던 것은 몰랐었고, 연락을 할 수 있었지만 상처받은 누나에게 다시 상처를 줄까봐 할 수 있는게 없어서 못했다"고 말했다.

박혜경은 "영우가 걱정했던 시기를 잘 극복하고 행복해져서 '팬들이 나에게 가장 바라는 게 뭘까' 생각했을 때 가수 박혜경일 것 같더라. 몇 명이 안 모이더라도 꼭 노래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