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피해자 가족, 결국 이사 “이젠 제가 주민들께 죄인이 되는 기분”
조두순 피해자 가족, 결국 이사 “이젠 제가 주민들께 죄인이 되는 기분”
  • 승인 2020.11.1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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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뉴스 캡처
사진=JTBC 뉴스 캡처

 

성폭행범 조두순의 피해자 가족이 안산을 떠나기로 했다.

초등학생 여아를 납치해 잔혹한 성범죄를 저지른 조두순의 피해자 가족은 조두순이 다음 달 출소 후 자신이 살던 경기 안산시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결국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세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조두순 사건 피해자의 아버지 A씨는 이날 “보름 전쯤부터 이사할 집을 구하기 시작해 최근 다른 지역의 전셋집을 찾아 가계약을 맺었다”라고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밝혔다.

그는 이사를 할지 말지 가족회의를 했는데 아이가 눈물을 흘리면서 조두순 출소 소식 이후 불안감에 잠을 못 자고 악몽에 시달린다고 털어놨다면서 “그동안 가정 형편 때문에 (아이가) 말을 못 했다는데 너무 안타까워 결국 떠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사 이야기를 꺼내니 아이가 ‘도저히 여기서 살 자신이 없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또 “(아이가 조두순과) 같은 생활권에서 어디서 마주칠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면 너무 두려워 매일 악몽에 시달린다는데 떠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끔찍한 사건을 겪고도 계속 안산에 남으려고 했던 건 피해자가 도망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였다”면서 “아이도 힘들다고 하고, 이웃 주민들에 대한 미안함도 커서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A씨는 “주민들에겐 감추고 싶은 사건이 12년째 회자가 되고, 범인의 출소까지 논란이 되니 이젠 제가 주민들께 죄인이 되는 기분”이라며 “잠잠해질 수도 있는 건데 피해자가 있다 보니 계속 말이 나오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도 말했다.

A씨는 출소를 앞둔 조 씨를 향해서는 “조금이라도 반성을 했다면 안산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은 절대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그건 짐승만도 못한 짓”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가해자는 멀쩡한데 왜 피해자와 주민들이 벌벌 떨고 떠나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김희선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