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린이집 바로 옆에 발암물질 석면 방치..왜 10년째 그대로?
부산 어린이집 바로 옆에 발암물질 석면 방치..왜 10년째 그대로?
  • 승인 2020.11.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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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진/사진=KBS 뉴스 캡쳐

 

부산의 한 어린이집과 노인요양시설과 인접한 야산에 발암물질인 석면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5일 KBS는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야산을 방문, 곳곳에서 아무렇게 방치된 슬레이트 지붕을 발견했다.

현장에서 거둔 슬레이트 조각에 대한 성분 분석을 대학 연구기관에 의뢰한 결과 폐암과 희소 암인 악성중피종 등을 유발하는 ‘백석면’이 발견됐다.

부서진 슬레이트 조각 겉면으로 석면 뭉치가 맨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함유량은 석면안전관리법 시행령이 정한 석면함유 가능 물질의 석면함유기준의 12배에 달했으며 분석을 맡은 윤민수 동의과학대 동의분석센터 분석팀장은 "석면은 나온다는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바람을 타고 인근 마을로 석면이 날아가 주민들의 호흡기 건강을 해롭게 할 것이 염려되고 있다.

석면이 방치된 야산과 맞닿은 곳에는 어린이집과 사회복지관, 상이군인 주거시설이 있습니다. 좁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는 고등학교와 노인요양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를 본 노주형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밟고 다니며 부서진 슬레이트 지붕은 석면이 공기 중으로 흩어질 수 있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KBS는 주민들이 석면의 위험에 노출된 데는 관리·감독 기관의 부재가 한몫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법상 석면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기 위해서는 전문업체가 참여해야 하며 2010년 당시 전문 업체가 참여했습니다. 석면 해체 작업을 하기 위해 해당 업체는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다. 

산업안전감독관은 현장 점검에 나서야 하지만 업체가 제출한 서류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그러지 않았다.

담당 지자체인 부산시나 동래구도 석면이 방치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KBS 보도가 나가고 나서야 각 기관은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방치된 석면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인 뒤 제거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석면 관련 정책의 소관 부서가 고용노동부, 환경부, 각 지자체로 나뉘는 까닭에 조치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0년째 방치된 석면이 바로 옆 어린이집, 학교, 그리고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부산시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석면 노출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는 착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도권에서도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바로 옆에서는 철거현장에서 날리는 석면을 종종 볼 수 있다. 심지어 일부 건물 안에서도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환기를 위해 열어놓은 창문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는 어른들의 모습도 보인다. 

코로나 사태와 독감유행으로 인해 국민들의 호흡기 건강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이런 답답한 상황이 그저 안타깝다. 

[뉴스인사이드 박유진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