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박남규 국과수원장 "대구지하철 참사 피해자 신원 확인 다 못했다"
'유퀴즈' 박남규 국과수원장 "대구지하철 참사 피해자 신원 확인 다 못했다"
  • 승인 2020.11.04 2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이 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192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지하철 참사를 언급했다/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방송캡처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이 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192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지하철 참사를 언급했다/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방송캡처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이 대구지하철 참사를 언급했다.

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전문가, 거짓말 탐지기 전문가, 법치의학자와 법의조사관, 미세증거 전문가, 화재 감식 전문가 등이 출연했다.

이날 유재석과 조세호는 박 원장을 만났다. 박 원장은 30년간 불의 흔적을 쫓아다닌 대한민국 화재 감식 1인자이기도 하다. 박 원장은 "화재 감정하는 법과학자다. 물리학을 전공하고 물리학적 기반에서 현장에서 일어나는 화재사고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일에 뛰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화재 감식 전문가로서 하는 일로 "경찰에서 수사 요청을 하면 현장에도 가고 증거물 채취, 분석도 한다. 누구의 잘못에 의해 발화가 됐는지 알아본다. (결과가) 나올 때도 있지마 불이라는 게 타서 없어지지 않냐. 증거가 소멸되니까. 연소의 흐름을 보고 발화 원인이 뭔지 좁혀 들어간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가장 기억에 남은 현장으로 대구지하철 참사를 꼽았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준비요원으로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던 때 '큰 불이 났다. 내려가라'라는 말을 들었다. 그게 바로 대구지하철 참사였다"고 운을 뗐다.

박 원장은 "192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분들이 다쳤다. 그 신원이 100% 다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6명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원래 불이 났던 1079 열차 안의 분들은 사망자가 거의 없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오던 열차에 계셨던 분들이 대부분 사망했다.기관사들끼리의 소통이라든지 사령실하고의 소통이 제대로 됐다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원래 지하철의 의자는 방염 처리가 되어 화재가 났을 때 불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사람의 온기, 기름기와 만나면서 방염 성능이 제로가 됐다. 그래서 의자에 불을 붙이니 삽시간에 벽면을 차고 불이 번졌다"고 대형참사가 일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국과수 연구원들은 밤잠도 줄여가며 사망자들의 유전자를 맞췄다. 날새면서 작업을 하다가 일부 직원들은 야간등에 얼굴이 다 타고 화상도 입었다고. 이날 유전자 감식을 맡은 박기원 연구원은 "그렇게 많이 훼손됐어도 마치 '나를 찾아주세요'하는 것처럼 아주 일부분이라도 다 남아 있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박 원장은 "방화가 됐든 실화가 됐든 불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다만 안타까운 건 대처 방법이 국가가 주도하는 시스템따라 너무 격차가 난다. 가게에 가서 '비상구 어디 있느냐'고 물어보면 종업원들부터 경계를 한다"며 인식이 바뀌기를 바랐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