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이춘재 "손이 예쁜 여자가 좋다. 얼굴·몸매 안본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이춘재 "손이 예쁜 여자가 좋다. 얼굴·몸매 안본다"
  • 승인 2020.11.0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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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이춘재가 2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제12형사부(부장판사 박정제)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에서 "경기도 화성과 청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14건은 모두 내가 진범이 맞다"고 증언했다/사진=JTBC 뉴스 방송캡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이춘재가 2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제12형사부(부장판사 박정제)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에서 "경기도 화성과 청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14건은 모두 내가 진범이 맞다"고 증언했다/사진=JTBC 뉴스 방송캡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이춘재(57)가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수원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박정제)는 2일 오후 1시30분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을 심리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춘재는 1980년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경기도 화성과 청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14건에 대해 "내가 진범이 맞다"고 증언했다.

이춘재는 지난해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후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며 재수사 과정에서 아들과 어머니 등 가족이 생각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것이 다 스치듯이 지나갔다"고 밝혔다.

왜 그런 사건을 저지르게 됐느냐는 물음에는 "지금 생각해도 당시에 왜 그런 생활을 했는지 정확하게 답을 못하겠다"며 "어떤 계획이나 생각을 갖고 한 것이 아니라 불을 찾아가는 불나방처럼 범행을 저질렀다. 계획을 하고 준비를 해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사유인지는 모르고 당시 상황에 맞춰 (살인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살인을 저지르고 나면 순간적으로는 이건 아니다,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러나 돌아서고 나면 그게 잊혀서 다른 범행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시그니처'(범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성취하기 위해 저지르는 행위)인 피해자 속옷이나 스타킹을 이용한 결박·재갈과 관련해서는 "주목적은 반항을 제압하기 위해서였다. 재갈을 물린 것은 소리를 막기 위함이었다"며 "속옷을 얼굴에 씌운 경우는 피해자가 내 얼굴을 알아차릴 것 같은 상황에서 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춘재는 이날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그는 7살 어린아이부터 70대 노인까지 가리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기준이나 계획 없이 그날 마주친 대상에 대해 순간적으로 범행했다"고 말했다.

과거 범행에 대해 진술할 때 무슨 기분이 드냐는 질문에는 "어찌 보면 후련함도 있겠는데 크게는 내가 저지른 일을 말하는 기분도 아니고 어디서 들은 이야기나 남이 한 걸 이야기하는 것처럼 생각이 든다"고 감정 없이 말했다.

그는 "수감 생활 중 자신이 저지른 연쇄살인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살인의 추억’도 봤다"며 "그냥 영화로만 봤고, 특별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별 감흥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춘재는 여성의 손에 대한 집착을 숨기지 않았다. 이춘재는 과거 여성 프로파일러와 면담을 나누던 중 '손이 예쁘다. 만져봐도 되느냐?'고 물었다는 일화에 대해 "만지고 싶어서 그랬다기보다 원래 손이 예쁜 여자가 좋다. 얼굴, 몸매 이런 건 (범행 대상을 고를 때) 보지 않고 손이 예쁜 게 좋다"고 답했다.

수사망을 피해 장기간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데 대해선 "나도 내가 왜 안 잡혔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몇 번 심문을 받았지만 조사 대상에 오른 적은 없다. 당시 경찰들이 보여주기식으로 수사를 한 것 같다"고 경찰을 비난했다. 

이춘재는 사건 피해자들에게는 "나의 사건에 관계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반성하고 있고, 그런 마음에서 자백했다. 하루 속히 마음의 안정을 찾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