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피살 공무원 아들, 문 대통령에 손편지로 호소…“우리 가족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北피살 공무원 아들, 문 대통령에 손편지로 호소…“우리 가족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 승인 2020.10.0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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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살공무원 형 이래진 씨 제공
사진=피살공무원 형 이래진 씨 제공

 

지난달 서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진 공무원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손 편지로 호소했다.

피살 공무원 이 모 씨의 형 이래진 씨는 지난 5일 피살 공무원의 아들인 고교 2년생 조카 이 모 군이 대통령에게 자필로 쓴 편지를 공개했다.

이 군은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올립니다"라는 편지에서 자신을 "연평도에서 북한군에게 억울하게 피격당한 공무원의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현재 고2에 재학 중으로 여동생은 이제 여덟살로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 말했다.

이 군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를 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며 "이런 아빠가 갑자기 실종이 되면서 기사에서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까지 연일 화젯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라고 호소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이 군은 일각에서 제기된 이 모 씨의 ‘월북’ 주장에 대해서 적극 반박했다.

이 군은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저희 아빠가, 180cm의 키에 68kg 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km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 군은 "아버지는 평범했던 한 가정의 가장이었으며 치매로 아무것도 모르고 계신 노모의 아들이었다"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고, 아빠의 애국심도 보았다. 표현은 못했지만 마음이 따뜻한 아빠를 존경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 동생은 아빠가 해외로 출장가신 줄 안다"며 "아빠가 며칠 후 집에 가면 선물을 사준다고 하셨기에 아빠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매일 밤 아빠 사진을 손에 꼭 쥐고 잠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군은 "대한민국 공무원이었고 보호받아 마땅한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며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뉴스인사이드 김희선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