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노조 "체불임금 250억원"...이상직 "인수자가 해결" vs 제주항공 "규정이 없다"
이스타항공 노조 "체불임금 250억원"...이상직 "인수자가 해결" vs 제주항공 "규정이 없다"
  • 승인 2020.06.2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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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로고/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이스타항공 로고/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250여억 원에 달하는 밀린 임금 5개월치 지급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서고 있으나, 실소유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시을)과 인수자인 제주항공 측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했으나 체불임금 문제로 양측이 줄다리기를 벌이다 인수 작업이 중단됐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21일 “회사가 매각대금 545억원 규모로 제주항공에 매각될 예정인데, 대주주들은 돈을 챙기려는 욕심만 낼 뿐 노동자들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는 지분 40%를 보유한 이스타홀딩스인데, 이 의원의 딸과 아들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 최종구 대표이사는 이 의원과 이전 회사에서부터 같이 일해온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지 전 상무이사·현 브랜드마케팅 본부장은 이 의원의 딸이다. 이 의원의 전 보좌관은 전무이사로 재직 중이고, 조카 등 친척들도 주요 보직을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의원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경영에 7년째 관여를 하지 않고 있기에, 체불 임금은 나와 관련 없다”면서 "계약서상 (인수자인) 제주항공이 임금체불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행을 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체불임금을 인수자 측이 해결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최근 직원들에 “석 달치 임금을 반납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앞서 18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스타항공노동자 4차 총력결의대회를 열고 항공기 운항 즉각 재개, 체불임금 지급 등을 주장했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아기 분윳값과 기저귓값이 없다." "일일 알바를 전전하고 있다"며 생활고를 토로하고 있다.

[뉴스인사이드 민가영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