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부사관 "대기업 회장 아들, 황제 군생활" 폭로..청와대 국민청원 제기
공군 부사관 "대기업 회장 아들, 황제 군생활" 폭로..청와대 국민청원 제기
  • 승인 2020.06.1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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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캡처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캡처

 

대기업 대표의 아들이 군 복무 중 '황제 대우'를 받고 있다는 투서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제기되면서 군이 감사에 착수했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자신이 20년간 복무 중인 부사관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오늘 우리 부대에서 부모의 재력 때문에 특정 병사에게 특혜를 주고 이를 묵인 방조해오는 등의 비위 행위를 폭로하려고 한다"고 글을 올렸다.

제보자는 "해당 병사가 부대에 전입을 왔을 때 병사들과 부사관 선배들 사이에서 해당 병사의 아버지가 모 대기업 회장이라는 얘기가 돌았다"며 "아마 특혜를 준 것도 이를 묵인 방조한 것도 모두 부모의 재력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근까지도 해당 병사의 부모는 밤낮으로 부사관 선후배들에게 아들의 병영생활 문제에 개입해달라고 전화를 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처음에 부대에 '병사 빨래랑 물 배달을 재정처 아무개 부사관이 하더라'라는 소문을 들었을 때 저는 믿지 않았다. 그런데 이를 수차례 목격했다는 부사관 후배와 병사들의 말을 듣고는 생각이 바뀌었다"며 "증언의 요지는 '해당 병사가 매주 토요일 아침에 빨래를 부대 밖으로 반출해서 가족 비서에게 세탁을 해오게 하고 빨래와 음용수를 받아오는 과정에 부사관을 사역시키더라'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어 "병사와 관련된 부사관 선후배의 말에 따르면 해당 병사는 생활관원들과의 불화를 이유로 1인실 황제 생활관을 쓰고 있다고 한다"며 "해당 병사는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아서 냉방병에 걸렸기 때문이라는데 해당 병사는 팬티 바람으로 생활관에서 지낸다고 한다. 제가 군생활을 20년 동안 하면서 생활관을 혼자 쓰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는 "6월 초부터 병사들이 사무실에서 해당 병사의 외부진료와 관련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꽤 오랜 시간 우리 부대에서 근무한 제가 볼 때도 수도통합병원이 17시30분에 닫는데 21시30분까지 외출증은 끊어준 것과 외진을 목적으로 외출을 해놓고 수시로 가족과 불법면회를 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보자는 "우리 부대는 작년에 병사 생활관 샤워실을 리모델링했다. 그런데 당시 병사들 사이에서 '해당 병사 부모가 전화를 해서 부탁을 했다고 공병반 간부가 말하더라' 하는 얘기가 돌았다"며 "이 의혹은 감찰해보면 확인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벌 부모가 밤마다 부대에 전화를 하고, 부모의 재력 때문에 온갖 특혜를 손에 쥐어다 주고, 이를 어떠한 간부도 문제 제기하지 않고 청탁에 응하는 그 모습을 부사관 선후배들에게 미안해서라도 가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며 "부디 이번 감찰은 국방부 주관으로 시행해서 올곧은 방향으로 우리 부대가 바뀌기 바란다. 직을 걸고 정말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마무리했다.

[뉴스인사이드 김태영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