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7에 한국, 호주, 러시아, 인도 초청" 의도는?
트럼프 "G7에 한국, 호주, 러시아, 인도 초청" 의도는?
  • 승인 2020.05.3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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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개최된 G20 서울 정상회의 엠블럼/ 사진=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제공
2010년 개최된 'G20 서울 정상회의' 엠블럼/ 사진=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로 예정됐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9월경으로 연기하며, 한국을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미중 갈등 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게 '줄서기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열린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현장을 방문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의 G7 형식은 매우 구식의 국가 그룹이라면서 비 G7인 한국과 호주, 러시아, 인도 등 4개국을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것(G7 정상회의)을 연기하려고 한다”며 “이는 G7이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적절히 대표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매우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개최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면서도, 뉴욕에서 유엔 연차총회가 열리는 9월에 개최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할 경우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소통담당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적인 동맹국들뿐만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로 충격을 받은 국가들을 포함, 중국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올해 G7 의장국인 미국은 애초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6월 말 워싱턴에서 오프라인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불참 의사를 밝히는 등 개최 확정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

G7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을 멤버로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이외 국가 초청 의향을 밝힌 것이 G7을 탈피한 새로운 선진국 클럽 ‘G11’을 만들겠다는 의사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G7 플러스 확대 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는 뜻인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다만 현재 G7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점에 비춰 다른 회원국의 동의가 있다면 한국을 포함한 새로운 선진국 클럽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재 한국은 주요 20개국(G20)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며 확대 G7 정상회의를 언급했다고 알려진 부분은 미중 갈등이 증폭되는 와중에 한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미국이 ‘신냉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과 거칠게 충돌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G7으로 구축된 강대국 질서를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하기 위해 재편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에서 주요 선진국의 모임을 주재하려고 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극적인 선회”라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민가영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