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억제력 강화" 언급, 南 5.24조치 실효성 상실 카드에 군사력 강화로 '화답'(종합)
북한 "핵 억제력 강화" 언급, 南 5.24조치 실효성 상실 카드에 군사력 강화로 '화답'(종합)
  • 승인 2020.05.2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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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연합뉴스TV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연합뉴스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열고 ‘핵전쟁 억제력 강화’와 ‘무력기관 개편’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는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미사일 개발 분야의 핵심 인물인 리병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이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됐고, 총참모장 박정천은 군 차수로 파격 승진했다.

통신은 회의에서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또 “인민군 포병의 화력 타격 능력을 높이는 중대한 조치들도 취해졌다”고 소개했다.

통일부는 지난 20일에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북한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천안함 폭침에 상응한 대북제재인 5·24조치의 실효성이 상당 부분 상실됐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북한은 이에 대해  ‘핵무력 등 군사력 강화’로 응답한 모양새다. 

당 중앙군사위는 북한의 군사 분야 전반을 지도하는 기구다. 회의에는 중앙군사위 위원들과 군단 지휘 성원들, 국가보위성, 인민보안성, 호위사령부를 비롯한 각급 무력기관과 억압기구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무력의 군사정치 활동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편향들을 총화 분석”하고, “무력 구성의 불합리한 기구 편제적 결함들을 바로잡기” 위한 문제들이 토의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핵전쟁 억제력’은 북한이 2017년 11월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한반도 화해 국면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다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다시 쓰기 시작한 표현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한 뒤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언급했고, 지난해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 “머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다만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은 미국을 직접 자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북한이 당장 초강경 군사행보를 택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언급은 신형 무기 개발이나 군사적 위협을 의미한다기보다는 대미 압박용 메시지로, 기존 전략무기를 강화·재정비하려는 취지라는 데 전문가들은 무게를 두고 있다.

당 중앙군사위와 군 고위층 인사도 단행됐다.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을 이끌어온 리병철 당 부위원장이 최룡해 이후 공석인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올랐다. 포병국장 출신인 박정천은 지난해 9월 총참모장에 발탁된 데 이어 군 수뇌부 중 유일하게 군 차수로 승진했다. 공안 통치를 담당하는 정경택 국가보위상은 대장으로 승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 2월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이후 22일 만이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이 대형 스크린에 자료(모자이크 처리)를 띄운 뒤 지휘봉으로 짚어가며 설명했다. 실내에서 회의가 진행됐지만 모든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뉴스인사이드 민가영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