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 '갓갓' 문형욱, 피해여성 50여명 2015년부터 범행
텔레그램 n번방 '갓갓' 문형욱, 피해여성 50여명 2015년부터 범행
  • 승인 2020.05.14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갓갓 문형욱/사진=
갓갓 문형욱/사진=TV조선 방송 캡쳐

 

텔레그램 n번방 최초 개설자 일명 '갓갓' 문형욱에게 성착취 피해를 당한 여성이 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형욱은 2015년 7월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오전 경북지방경찰청은 브리핑을 열고 "문형욱이 경찰 조사에서 2015년 7월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하고 피해자는 50여명에 달한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문형욱은 성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주빈(24)이 운영한 '박사방' 등 성착취물 공유 대화방의 시초 격인 n번방을 처음 개설한 인물이다.

경찰은 문형욱을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 배포, 아동복지법 위반, 형법상 강요·협박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지난해 3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여성가족부 산하)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내사에 착수, 국제공조 등 모든 수사기법을 동원해 문형욱을 추적했다.

이후 경찰은 올 4월 문형욱을 특정하고 지난 9일 소환해 10시간 가량 조사를 벌였다. 

조사를 받던 중 문형욱은 "성착취물을 다운받은 적은 있지만 자신은 '갓갓'이 아니다. 성착취물을 제작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이 장기간 수집·분석한 디지털 증거를 토대로 추궁하자 문형욱은 조사 6시간만에 "내가 갓갓이다"고 자백했고 긴급 체포돼 구속했다.

이 과정에서 문형욱은 2018년 12월 대구에서 발생한 여고생 성폭행 사건을 자신이 지시한 것이라고 자백하기도 했다.

대구 여고생 성폭행 사건은 A(29)씨가 성명불상자의 지시를 받고 SNS를 통해 만난 17세 여성을 대형마트 주차장, 모텔 등에서 성폭행하고 그 영상을 촬영한 사건이다. 

문형욱은 당시 SNS에서 만난 A씨에게 "17세 여자를 만날 생각이 있느냐. 내 노예인데 스킨십은 다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A씨의 범행 장면은 영상으로 촬영돼 문형욱에게 보내졌다. A씨는 B양 가족의 고소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나 경찰은 지시를 내린 인물의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영상이 n번방에 가장 먼저 유통됐던 만큼 문형욱의 지시로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컸지만, A씨와 대화를 주고받은 메신저가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어 단서를 얻지 못했다. 

문형욱은 대구 여고생 성폭행 피해자의 가족도 협박했다. 문형욱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대구 여고생 성폭행 피해자 어머니를 협박했다"고 추가 자백하기도 했다.

문형욱은 A씨가 성폭행을 저지른 뒤 B양의 어머니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린 문형욱은 B양 어머니를 직접 만나진 않았다.

특히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문형욱의 범행기간은 2018년 9월부터 올 1월까지였고 성착취 피해자는 총 10명이었으나 문형욱은 경찰 조사에서 "2015년 7월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했다"며 "피해자는 50여명에 달한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문형욱의 이 같은 범행 원인을 "성적취향에 의한 것"이라고 파악하고 있으며 범죄수익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 여성 10명에 대한 여성가족부 및 방송통심신의위원회 등와 함께 성착취물 차단 및 삭제, 상담 및 보호관 연계 등 피해자 보호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성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구매·소지한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 수사하는 등 디지털 성범죄 척결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범죄 피해를 입었으나 신분노출 등의 우려로 신고를 망설이는 여성 등은 적극적으로 신고해 경찰 등 유관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경찰은 n번방 수사를 통해 4명을 붙잡아 3명을 구속했다. 

성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자 160명(유포자 8명, 소지자 152명)을 검거(3명 구속)하는 등 현재까지 모두 165명을 붙잡았다.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중이다.

[뉴스인사이드 박유진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