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이 주차 문제로 입주민에게 폭행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0일 강북구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남성 A씨가 이날 오전 2시쯤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1일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이중 주차해놓은 차량을 밀어서 옮기려 했다가 차주인 50대 B씨와 시비가 붙어 폭행당했다며 지난달 28일 경찰에 B씨를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지난달 27일 A씨의 코뼈가 부러질 정도의 폭행이 있었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A씨의 형은 YTN에 "근무 때마다 때리지 않으면 욕하고 가고, '너 아직 여기서 근무를 하고 있냐. 우리 조직원 열 명 풀어서 너 쥐도 새도 모르게 땅속에 묻어 죽여버리겠다'고 폭언을 했다"고 호소했다.
동료 경비원도 취재진을 만나 "1년 조금 넘었는데, 이제까지 잘하다가 요 근래 갑자기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서 "순진하고 주민들한테 말썽부리고 그런 건 아니고. 사람이 성실하고 법 없어도 살 사람이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YTN 보도에 따르면, 입주민들이 "경비원에 대한 비상식적 요구는 갑질"이라며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 등 A씨를 보호하려 했으나 A씨는 "입주민들에게 고맙다"는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경찰은 A씨가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점 등을 토대로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조만간 B씨를 소환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뉴스인사이드 민가영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