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합격한 성전환 학생 "입학 포기..무서웠다..다시 수능준비"
숙대 합격한 성전환 학생 "입학 포기..무서웠다..다시 수능준비"
  • 승인 2020.02.0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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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사진=JTBC방송 캡쳐
숙명여대/사진=JTBC방송 캡쳐

 

7일 숙명여대에 합격해서 화제가 되었던 성전환 학생 A씨가 입학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56분쯤 트랜스젠더를 위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숙명여대 입학 등록을 포기한 사실을 알리며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A씨는 "내 삶은 다른 사람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무시되고, 반대를 당한다. 그렇게 나는 일상을 영위할 당연함마저 빼앗겼다"고 말했다.

또 수험서를 사러 서점에 갔다고 언급, 다시 수능을 준비한다는 것을 암시했다. 그는 "작금의 사태가 무서웠다. 내 몇 안 되는 희망조차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언행을 보면서 두려웠다"고 덧붙였다.

A씨는 "다양한 각축장을 통해 보다 나은 의견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은 어떠한 근거를 갖는지를 찾아보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과 상대방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성숙한 사람에게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는 더 알아가고자 하는 호기심이 돼야지, 무자비한 혐오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무지를 멈췄을 때만 사회의 다양한 가치들을 이해하고,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공동체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A씨는 "다양한 가치를 포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제 바람에 공감해주시고 지지를 보내주신 여러 개인, 단체에 감사를 표한다. 나는 비록 여기에서 멈추지만, 앞으로 다른 분들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또 감사한다"고 전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고 숙명여대 2020학년도 신입학전형에 최종 합격했다.

그러나 트랜스젠더 A씨의 합격 소식이 알려진 이후, 숙명여대 일부 학생들은 그의 입학을 저지하기 위해 학교 측에 항의전화를 돌리고 '입학 저지 공동 대응 단체 대화방' 등을 만들면서 혐오 섞인 발언을 이어가 논란이 된 바 있다.

 

[뉴스인사이드 박유진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