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머니’ 대한민국 최악의 금융스캔들 실화, 해결되지 않은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다 (종합)
‘블랙머니’ 대한민국 최악의 금융스캔들 실화, 해결되지 않은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다 (종합)
  • 승인 2019.10.2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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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사진=김혜진 기자
조진웅/사진=김혜진 기자

 

‘블랙머니’가 대한민국 최대의 금융스캔들 실화를 극적 재미를 더해 스크린에 옮겼다.

28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블랙머니’(감독 정지영)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정지영 감독과 주연배우 조진웅, 이하늬가 참석했다.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조진웅 분) 검사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금융범죄 실화극이다. 

이날 정지영 감독은 영화 속에서 소재로 하는 실제 사건에 관해 “저도 경제를 잘 몰라서 공부를 많이 했다. 사건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까지 워낙 시끄러워서 간접적으로 알았다”며 “우리가 알아야 하는 이야기인데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할지 고민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쉽고 재밌게 푸는 거다. 많은 관객이 와야 한다. 그래서 많이 공부하고 많은 자료를 찾았다. 그리고 지금의 영화가 나왔다”고 말했다.

정지영 감독은 “양민혁이라는 캐릭터를 관객이 함께 따라가고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도록 만들었다. 그 안에 나오는 많은 인물들은 누군가는 실제와 비슷하고 또 다를 거다. 모티브와 결과는 사실을 바탕으로 했고 나머지는 픽션이다. 실제 제가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자료를 참고로 했다”며 작업 과정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감독은 “어려운 내용에 사회 비리를 고발하는 영화다. 보통 관객은 오락 영화를 선호한다. 그러니 이런 고발 영화를 재밌고 쉽게 만들려고 고민이 많았다. 많은 관객과 나누고 토론하고자했다”며 “양민혁이라는 캐릭터를 창조한 게 다행이다. 양민혁은 경제 전문가가 아니다. 경제 전문가라면 이미 다 상황을 파악하고 관객과 따라 놀게 될 것이다. 이전 작품들은 실제와 가깝게 만들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더 어려운 경제 영화라서 쉽게 이해하고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들었다”고 상업영화로서 ‘블랙머니’가 지닌 강점에 대해 언급했다.

조진웅은 수사를 위해서라면 만사 제쳐두고 밤낮없이 뛰어드는 문제적 검사 양민혁을 연기했다. 조진웅은 “눈뜨고 코 베인 느낌이 들었다.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자연스럽게 묻힌 건 여러 시대적 상황이 있다는 걸 알았다. 영화가 백신 같았다. 몰라도 되는 것 마냥 살아도 되는 무관심이라는 병이 있다면 이 영화가 백신으로 작용해서 눈을 뜨게 됐다. 전달하고자 하는 사명감에 참여하게 됐다”며 영화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실제 모습과 캐릭터와의 싱크로를 묻는 말에 조진웅은 “저와 캐릭터는 비슷한 거 같다. 배우가 캐릭터를 만나면 이입을 하려고 노력한다. 혈관에 흐르는 피도 캐릭터화되고 싶다는 고민을 한다. 그러면서 그 캐릭터의 성정을 배우게 된다”며 “기존에 했던 캐릭터들도 비슷한 지점들이 있었다. 이번에 양민혁에게 배운 건 감정적으로 사건을 부딪치는 게 아니라 이성적으로 행동한다. 화부터 내는 건 양민혁 캐릭터와 비슷한 거 같다”고 비교했다.

이하늬는 냉철한 이성과 판단력을 갖춘 국내 최대 로펌의 국제 통상 전문 변호사이자 대한은행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나리 변호사를 맡았다. 이하늬는 “정지영 감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조진웅 배우를 오래 기다렸는데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치밀하게 쓸 수 있나 싶었다. 처음에는 2~3번 정독해야 내용이 들어왔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까 쉽게 잘 이해가 됐다”며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이하늬는 “김나리라는 역할을 연기할 때 저와 별반 다르지 않은 부분을 발견해서 연기할 수 있었다. 내 명분과 나의 정의, 내가 생각하는 국익과 상대방의 정의가 다르다는 걸 알고 그것이 상충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무엇이 맞는지 따지는 것보다 공존하고 공유했으면 했다. 연기하면서도 그 지점을 고민했다”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이어 이하늬는 “올해 ‘극한직업’과 ‘열혈사제’가 동시기에 사랑을 받았다. 배우로서 코미디를 하는 건 치열하면서도 가슴 뛰는 이야기다. 그리고 ‘블랙머니’ 같은 무게감 있는 시나리오를 만난 것도 행운이다. 하지 않으면서 하는 연기가 얼마나 어려운 건지도 이번 영화로 느끼게 됐다. 경제 용어와 영어 대사가 있어서 입에 많이 붙이려고 노력했다. 경제 용어도 아주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게 계속 되뇌고 말로 붙이는 작업을 했다”며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정지영 감독은 최근 시국과 영화를 비교하며 “요즘 검찰 개혁, 정치 검찰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 시기와 상관없이 준비했다. 최근 조국 전 장관 사태를 만나면서 검찰 개혁, 정치 검찰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 이 시국이 영화에 어떤 작용을 할지는 모르겠다. 다만 많은 관객이 오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랙머니’는 오는 11월 13일 개봉한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hyuck2@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