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환경 책을 읽는 것이 지구사랑이다!…로드킬, 우리 길이 없어졌어요
[칼럼] 환경 책을 읽는 것이 지구사랑이다!…로드킬, 우리 길이 없어졌어요
  • 승인 2019.10.17 15: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흙길이 그리워요”
사진설명 :  김재홍 (지은이)│스푼북
사진설명 :  김재홍 (지은이)│스푼북

내가 유치원생일 땐, 유치원까지 꽤 먼 길, 1시간정도 되는 거리(정거장으로 2~3정거장)를 푹신한 흙과 옆에 시냇물이 흐르는 냇가를 따라 걸어 다녔다.

80년대 초,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지역이었지만,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았고 풀숲에서 나오는 뱀 같은 동물들이 아니면 위험하지 않아 친구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유치원을 재미나게 다녔던 내 유년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 준 책.

‘동강의 아이들’로 유명한 김재홍 작가가 전하는 길에서 안타깝게 사라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려주는 환경문제 책 ‘로드킬, 우리 길이 없어졌어요’다.

로드킬은 동물이 도로에 나왔다가 자동차 등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를 뜻하는 말이다.

차 사고로 친구를 잃어버렸지만 그 곁을 떠나지 못하는 강아지에게 너구리가 다가왔다. 가족들은 먹이를 구하러 길을 건너다 차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남아 있었기에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너구리가 예전에 살았던 아늑하고 안전한 곳을 찾아 위험한 여행을 떠난다.

큰 길을 여러 번 건너야 했고 차들이 바로 옆에서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는 위험한 순간을 넘기고 도착한 그 곳은 이미 도로공사로 파헤쳐져 더 이상 안전한 보금자리가 아니었다. 

이 동화는 몸과 맘은 지쳤지만 안전한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해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는 강아지와 너구리가 마을과 길을 멀리서 바라보는 장면에서 끝맺는다.

인간의 편리성을 위해 만들어진 도로는 먹이를 찾기 위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새끼를 낳기 위해 등 본능적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 동물들의 보금자리와 이동통로를 빼앗았다. 도로를 만들면서 동물들이 다닐 길이라고 만들어 놓은 생태통로와 아예 동물이 뛰어들지 못하도록 울타리가 있기는 하지만, 동물들이 그 길을 잘 알고 다닐 가능성이 낮고 대부분의 동물들은 본능에 의해 움직이다 희생된다.

동물과 사람들이 다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생각과 다른 생명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아가는 행복한 시간을 주는 책입니다.

글 = (사)국민독서문화진흥회 목진희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