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환경 책을 읽는 것이 지구사랑이다!…균(가습기 살균제와 말해지지 않는 것)
[칼럼] 환경 책을 읽는 것이 지구사랑이다!…균(가습기 살균제와 말해지지 않는 것)
  • 승인 2019.08.2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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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의 비극
사진=소재원 (지은이)│새잎
사진=소재원 (지은이)│새잎

15년 전 처음 아이를 낳고, 아이를 좀더 좋은 환경에서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에 좋은 제품을 찾았다. 겨울에 아기의 피부가 건조해 질까봐 가습기를 사용했는데, 수돗물을 사용하다보니 그 속에 사는 세균 해로운 건 아닌지 고민된다.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집이라면 대형마트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카트 가득히 구매해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가습기살균제 판매대엔 회사이름만으로도 신뢰가 가는 유명 회사들뿐 아니라 신생회사들까지 여기저기서 앞 다투어 가습기살균제가 판매되었고 다양한 선택지 앞에 살까말까를 고민하며, 돈을 들여 사는 건 좀 아깝다는 생각과 자연그대로가 좋지 않을까란 생각에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 놓고 나온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땐 선뜻 구입해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었는데, 그때 그 걸 샀더라면 그걸 집었던 날 원망하고 있을 수도 있는 사건이 터졌다.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진상 규명. 1994년 처음 출시된 이후로 400만 명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습기살균제로 폐섬유화, 독성간염, 천식, 신생아 사망 등 각종 폐질환 피해자가 최대 56만 명 이르고, 관련해 숨진 아기가 1,400여명 이라고 한다.

이 문제가 제기 된 것이 2011년, 8년이 지났지만 유해성을 확인하지 않고 판매한 기업, 기업과 유착의혹을 받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환경부 등의 공직자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고, 재발방지 및 진상규명을 위해 2019년 8월 가습기살균제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지만,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소재원 작나는 이 문제에 대해 독자들이 잊지 않고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폐소상증후군(기도 손상, 호흡곤란, 기침, 급속한 폐손상(섬유화)등의 증상)을 일으켜 영유아, 아동, 임신부, 노인 등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사건의 기록을 담았다. ‘균-가습기 살균제와 말해지지 않는 것’을 통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죽음을 이용하는 현실, 현재까지도 어떤 결론도 없이 진행되며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들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상실된 현실을 대형로펌, 대선 승리를 꿈꾸는 국회의원, 가습기살균제를 만든 기업회장을 통해 말해준다. 

책 속 민지아빠는 가족의 죽음에 대해 하소연하기 위해 찾아간 대형로펌은 자신들이 사건을 맡아 진행한다며 민지아빠에게 소송의뢰서에 서명을 받았다. 피해자의 절박함의 그 소송의뢰서를 발판삼아 대기업과의 협상 도구로 사용 자신들만의 이익만을 챙긴 채 무책임하게 빠져버린다. 

책 속 국회의원은 민지아빠를 선거 이슈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당지도부에 “100만에 들어가지 못했을 때 파괴되는 가정을 보여주고, 그들을 변하는 정의로운 지식인들이 무너지는 겁니다. 100만에 들어갈 수 없는 불안을 이용하는 겁니다. 단기간에 끝낼 생각 없습니다. 청문회를 당장 열자는 것도 아닙니다. 이건 제가 대선까지 생각해서 만들어 본 계획서입니다. 1년짜리 계획서를 만들어봤습니다”라며 당의 선거 꼭두각시로 이용하고 필요성이 약해지자 버린다.

가습기살균제를 만든 기업회장은 자신의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쓰고 사망한 사람들에게 사죄하자는 직원에게 “매출이 15% 하락한 만큼 직원들 정리하면 그만이야. 20%하락한 만큼 공장 가동을 중지하고 정리해고하면 그만이지. 50% 하락한다고 가정을 한다 해도 회사의 절반을 매각하면 전혀 손해 보지 않아. 무슨 뜻인 줄 알겠나? 아무리 저 놈들이 저렇게 발악해도 내 수익은 절대 줄어들지 않아. 아무런 죄 없는 불쌍한 사람들만 실업자가 되는 거지”라고 말하며 자신의 이익계산에만 몰두한다.

책의 마지막은 피해자 민지아빠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그의 가족이 잊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가습기살균제를 만든 회사 앞에가 시위를 하며 마무리된다.

우리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인 환경에 살며, 만나게 되는 세균 중 물통 속 세균의 번식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가습기살균제처럼 우리 삶을 좋게 하기 위해 개발된 화학물질을 새로운 분야에 사용하기 전엔 사람뿐 아니라 환경에 대해서도 오랜 시간 충분한 위해성 평가를 거친 뒤 사용을 허가하고,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현명하게 행동을 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사라질 수 있다. 무엇이든 완전한 것은 없다. 어떤 균을 죽일 수 있단 건, 내 몸 속에도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이 책 속에서 나온 공감되면서도 무서운 말 “겨울에 23도로 맞춰진 집에 들어가면 따듯해. 하지만 여름에 23도로 맞춰진 집에 들어가면 시원하지. 그 차이야. 사람들의 입장차이란”처럼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입장차가 각자의 입장이 아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관련자들이 앞장서서 노력해주길 바라본다.

글 = (사)국민독서문화진흥회 목진희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