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차형사' 신민철 "적립카드 쓰는 남자, 왜 싫어?"
[SS인터뷰] '차형사' 신민철 "적립카드 쓰는 남자, 왜 싫어?"
  • 승인 2012.06.2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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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른 신민철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신민철이라는 배우를 처음 본 건 영화 ‘차형사’의 쇼케이스 때였다. 주연배우 강지환과 성유리는 말할 것도 없고 김영광과 이수혁 역시 드라마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바 있지만 신민철의 얼굴은 ‘새로움’ 그 자체였다.

‘7급 공무원’으로 4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신태라 감독이 연기경험이 전무한 모델을 영화에 출연시킨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은 반신반의하는 마음을 가지기도 했을 것. 런웨이를 스크린으로 옮겨온다는 설정 때문에 일부러 모델을 배우로 세운 것은 알겠지만 훤칠한 외모처럼 연기력이 뒷받침 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조금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언론시사회 이후 신민철은 “누구…?”라는 마음을 “저 친구 괜찮네”로 완전히 바꿔버렸다. 나머지 네 명의 배우에 비해 다소 관심 밖이었던 그는 영화가 공개되자 단숨에 ‘싹수 있는 배우’로 인지되기 시작했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사실 그의 이름 앞에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기 전, 신민철은 런웨이를 주름잡던, 소위 ‘잘 나가는’ 모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지난 2006년 케이블채널 Mnet 'I AM A MODEL MEN'(아이엠어 모델맨)의 최종 우승을 거머쥐며 데뷔한 바 있다.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른 신민철 ⓒ SSTV 고대현 기자

◇ 한때는 나도 ‘과외선생님’

신민철의 또 한 가지 독특한 이력이라면 바로 머리도 좋은 ‘엄친아’라는 것. 그는 명문 서강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다. 물론 현재는 휴학 중. 그에게 “학벌이 좋더라”는 말을 건네니 다소 쑥스러운 듯한 웃음을 짓는다.

“저는 대학 간 다음에 모델 활동을 시작했어요. 제가 정말 가고 싶었던 학교였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고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있죠. 사실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그렇게 잘 한 건 아니었고 재수해서 들어갔습니다. 학생 팬들이 많다보니까 트위터 하다보면 ‘모의고사 봤다’ 이런 멘션을 많이 보내요. 응원을 많이 해주고 싶더라고요.”

신민철은 “동생이 재수생”이라는 기자의 말에 “내일 모의고사 보겠네요”라고 응수했다. 청소년 팬들이 많다보니 모의고사 날짜까지도 다 외우고 있다면서. 마치 선생님 같은 그의 말투에 혹시 과외 경험도 있는지 궁금해졌다.

“과외 잠깐 했었어요. 영어 과외를 했는데 개인과외로 세 명을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제 학교 일이나 다른 일 때문에 오래는 못했고 3개월 정도 했어요. 인기 많았냐고요? 아니요. 제가 (과외할 때) 워낙 추레하게 하고 가서 그런지 특별히 그런 건 없었어요.”

‘차형사’에서 게이 모델 역할을 맡은 신민철은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강지환에게 욕설을 퍼부어 관객들을 폭소케 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이름 옆에는 ‘연관검색어’로 늘 ‘게이’가 따라붙는다.

“이유는 저도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주로 연기자나 모델들에게 (게이 검색어가) 자주 뜨는 것 같아요. ‘커피프린스’의 재욱이 형도 드라마 이후 ‘김재욱 게이’가 떴었고 이제훈 씨도 영화 때문에 떴었고... 심심하면 뜨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이제는 괜찮습니다. 제가 아니면 되는 거니까요.”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른 신민철 ⓒ SSTV 고대현 기자

◇ 이상형은 ‘초창기’ 코요테 신지

‘남자가 아닌 여자를 좋아한다’는 신민철은 안타깝게도 아직 여자친구는 없단다. 그런데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 있어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고.

“어느날 촬영장에서 아는 동생이랑 문자하는데 (김)영광이가 훔쳐보더라고요. ‘누구냐, 연락을 자주 하네’라고 묻길래 ‘그냥 아는 동생’이라고 얘기를 했죠. 그런데 안 믿는 눈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이상형은 초창기의 코요테 신지 씨 같은 스타일이에요. 지금은 너무 살이 많이 빠지신 것 같고…. 전 원래 곰돌이같이 푸근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신민철은 처음 시나리오 받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부터 연습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어떻게 더 재밌게 할까’ 하는 고민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연애시대’의 오윤아 선배나 ‘온에어’의 송윤아 선배 연기를 보면서 까칠한 말투나 목소리, 손짓 등을 연구했죠. 많이 재밌게 봐주시고 반응이 좋아 기뻐요. 그런데 오윤아 누나가 저희 회사거든요. ‘너 왜 이렇게 내 얘기 많이 하고 다니냐’고 하면서 부끄러워하시더라고요. 그냥 전 감사할 뿐이죠. 제가 참고할 수 있는 작품을 해주셔서.”

인터뷰 사이사이에 특유의 ‘꽃미소’를 날려주면서 진지하고 친절하게 답변을 내놓던 신민철에게서는 ‘남성스러움’이 물씬 느껴졌다. 실제의 성격은 극중 모습과 전혀 딴판인 ‘운동을 좋아하고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보통의 남자’라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다면 영화에서처럼 욕은 잘 할까?

“아무래도 남중, 남고(신민철은 배재 중·고등학교 출신이다)를 나오다보니 조금은 거칠고 그런 환경 속에 있었던 게 사실이죠. 욕을 학생 때보다는 정말 많이 고쳤어요. 사실 친구들이랑 있을 때는 욕을 입에 달고 살 때도 있었는데, 이제 조심스러워야 하는 입장이 되니까 욕은 지양하고 있어요.”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른 신민철 ⓒ SSTV 고대현 기자

◇ 나는 ‘적립카드’ 쓰는 남자

신민철은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나 늘 절약하는 것을 교육받았다. 그는 왠만하면 충동구매를 안하고 명품도 정말 사고 싶은 거 하나 정도 사는 것이 전부라고 털어놓는다.

“제가 저를 위해서 산 명품은 하나밖에 없어요. 홍콩 갔을 때 아울렛에서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의 블레이저가 세일을 하더라고요. 그게 제 옷 중 가장 비싼 옷이에요. 절약이 몸에 배니까 살만하더라고요. 한동안은 자린고비 소리도 듣고 친구들한테도 돈을 안 쓴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용돈에서 쓰던 거를 좀 더 늘려갈 수 있어서 제몫은 내고 있죠.”

그는 ‘얻어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돈을 빌리지는 않는단다. 연애할 때도 여자가 더 많이 사주는 편이냐고 물으니, 잠시 고민한 뒤 말문을 열었다.

“연애할 때는 얘기가 달라지는데 제가 없을 때는 (여자가) 써도 된다고 생각해요. 남자만 내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왜 남자가 다 내야 돼?’ 하고. 그런 건 진짜 싫어요. 또 어떤 여성분들은 남자들이 할인카드 쓰는 거 굉장히 싫어한다던데, 저는 적립 다 하고 할인되는 통신사 카드도 꼭 쓰거든요. 그걸 쩨쩨하다고 생각하는 여성분들이 이해가 안 가요.”

신민철, 그는 정말이지 자신만의 주관이 뚜렷하고 논리적으로 말도 잘 하는 남자였다. 어린 시절 한때나마 ‘할인카드 꼭 챙기는 남자’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꼈던 기자가 미안해질 만큼. 연기에 대한 열정, 여심을 녹이는 외모, 뚜렷한 소신까지 갖춘 신민철. 앞으로가 정말 기대되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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